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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추천 필독 동시조집




어쩌면 저기 저 나무에만 둥지를 틀었을까


                                                                               

      


"아, 나도 이렇게 느낀 적이 있었지!",

"아니, 이것 봐. 이거 내 얘기잖아." 하면서 

'이정도쯤은 나도 얼마든지 쓸 수 있겠구나.'

시인은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초등학교 3학년 2학기 국어에 수록되어 있는 동시조집입니다.

교과서에는 동시조집 3부 <친구야, 눈빛만 봐도>에 '공을 차다가'의 시가 나오는데요.(p.70)

공을 찰 때의 느낌이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저기 저 나무에만 둥지를 틀었을까
국내도서
저자 : 이정환
출판 : 푸른책들 201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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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저기 저 나무에만  

  둥지를 틀었을까  

  차례  


제1부 봄날의 휘파람 - 강내래 그림

제2부 바람의 편지 - 안예리 그림

제3부 친구야, 눈빛만 봐도 - 정지현 그림

제4부 복사꽃 마을 어귀 - 임수진 그림



              어쩌면 저기 저 나무에만 둥지를 틀었을까


               하필이면

               다른 아홉 그루는 다 놔두고


               어쩌면

               저기 저 느티나무에만 둥지를 틀었을까?


               언제쯤

               그 둥지 아기 새에게

               그걸

               물어볼 수 있을까?



봄날의 휘파람


겨우내 몸 안에 차 있던 기운이 터져 나와

별안간 푸른 새 떼로 높이 날아오르는 소리


그 소리

떨어지는 곳곳

봄빛 환히 흐른다.





플라타너스 가지 끝 꼬리만 남은 연이

바람길을 넌지시 귀뜸해 줍니다.


그 바람

꿈꾸는 봄빛

마음에 덧칠해 줍니다.


흙 속에는


흙 속엔

무수한

향기가 있고

꿈이 있고


그 향기

그 꿈이

다니는 작은 길마다


젖으면

곧 터질 것 같은

씨앗들

뒤채고 있고



물 발자국


처마 밑에 나란히

물 발자국 찍혀 있다.


똑같은 깊이다.

똑 고른 크기다.


욕심을 낼 만도 한데

한결같은 물 발자국.



비 그치고


젖은 잎사귀들

젖은 채로 흔들릴 때


내 마음 그냥 그대로 가만히 있겠니?


바람에

매미 울음도

휘어지는 저 언덕길.



새들은


새들이

모여 앉은

앙상한

나뭇가지


연거푸

떠올랐다

맴돌다

콕콕 쪼다


새들은 나뭇가지마다

봄물 길어 올립니다.




  교과서 수록 도서  

  작가 소개  


이정환 시인

1954년 경북 군위에서 태어나 대구교육대학교와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교육학박사)에서 국어교육을 공부했으며,

1981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조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중앙시조대상, 이호우시조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동시조 <친구야, 눈빛만 봐도, <혀 밑에 도끼>와

교사용 지도서 <될성부른 나무>, <검정비닐봉지 하나> 등이 실렸습니다.



화가


강나래

1984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한양여자대학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습니다.


안예리

1976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나 한양여자대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으며,

2001년 출판미술대전 동화 부문 은상을 받았습니다.


정지현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용인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습니다.


임수진

1980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으며, 프뢰벨 그림동화연구소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시작했습니다.



  시인의 말  


어릴 적에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자랐습니다. 이야기꾼은 아버지였습니다.

동생과 나는 특히 겨울밤이면 무척 행복했습니다.

늘 내 차지였던 아버지의 등은 한없이 따뜻했고,

나직나직 귓전을 울리던 옛날 이야기에 상상의 날개를 마음껏 펼칠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가 세상을 움직인다는 말이 있지요. 그렇답니다.

지금까지 나를 움직여 온 것은 어린 시절 들었던 아버지의 '옛날이야기'였습니다.

무한대의 상상력을 키워 주었기 때문이었지요.

아버지의 이야기는 두 갈래였습니다.


하나는 신화와 전설, 또 하나는 자신이 몸소 겪은 일들이었지요.

이야기 속 장면들을 머릿속으로 그려 보는 동안

나도 모르게 내 속에 시심이 싹텄던 모양입니다.

훗날 시인이 되었으니까요.


또한 여섯 살 때까지 살았던 신비의 소나무가 있는 두메산골 고향 마을

학암리에서의 추억도 시를 쓰게 만들었습니다.

이른 봄 나무하러 갔다 오신 아버지의 지게에 꽂혀 있던

참꽃 한 묶음은 내 차지였고,

밭 갈 때 쟁기 위에 올라타고 콩콩 뛰던 일과 볕살 좋은 가을날

뒷산에서 주워 온 목화 몇 송이로 어머니께 옷을 지어 달라던 일들이

아련하게 남아 있지요.


산으로 들로 냇가로 조무래기 친구들과 쏘다니던 기억은 꿈만 같아서

이따금 아직도 그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듯 환상에 젖어들 때가 있답니다.


초등학교 교사로 서른다섯 해를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동안에도

내 시심은 활활 타올랐습니다.

불쑥불쑥 내뱉는 어린 벗들의 말과 움직임은 내게는 꽃이었고

꽃씨였고 꽃구름이었으며, 햇살이자 달빛이자 별빛이었지요.

또한 늘 끝없이 부풀어 오르는 희망이었지요.


어린 벗들은 내게 글 쓸거리를 마련해 주었지요.

귀담아 듣고 눈여겨보다가 잘 받아 적기만 하면 한 편의 시가 되었답니다.

자신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시를 읽으며 웃기도 하고

심통을 부리기도 하면서

"선생님! 시는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이네요."라고 

말할 때면 무척 사랑스러웠지요.


늘 불러 보고 싶은 얼굴들로부터 이따금 보고 싶다는 연락이 옵니다.

만나면 함께 공부하던 때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면서 추억거리들을 풀어놓지요.

선생님과 보낸 시간들이 참 좋았다고,

선생님은 내게 좋은 추억거리를 듬뿍 안겨 주었노라고 말할 때

나는 몹시 면구스러워하면서도 기쁘답니다.


동시조집 <어쩌면 저기 저 나무에만 둥지를 틀었을까>는

우리 고유의 시조를 살려 담았어요.

시조는 고려 말경에 발생하여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정형시를 말한답니다.

세계에 자랑할 만한 멋진 문화유산이지요.

형식에 대해서는 따로 공부해 보세요.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답니다.


이 동시조집을 읽다 보면, "아, 나도 이렇게 느낀 적이 있었지!",

"아니, 이것 봐. 이거 내 얘기잖아." 하면서 

'이정도쯤은 나도 얼마든지 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거예요.


여러분, 시와 더불어 끊임없이 꿈구는 사람으로 자라나세요.

멀리, 밝게 내다보세요.

창창한 내일이 눈앞에 환히 펼쳐질 거예요.

여러분이 걸어가는 빛부신 앞길에 이 자그마한 동시조집이

한 줌의 밑거름이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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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웰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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